'너'가 내게 어떤 존재였는지 실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정말 한줌도 되지 않는 어떤 장면 장면으로 남았을 뿐이지. 복도의 사물함이나 노을진 창가에서 반짝이던 먼지처럼 기억날 뿐이야. 그땐 그랬어. 세상이 끝장날줄 알았지. 이렇게 골동품 장식품처럼, 기억의 서랍 속에서 다시 꺼내 이리저리 살피게 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어.
가끔 그시절 그 복도를 찾아가, 기억속의 너에게 말을 걸어보곤 해. "내가 그렇게 싫었냐?" 하면 너는 큰 입으로 그저 웃을 뿐이지.
그때의 나는 아마 진실은 하나가 아니라며 중얼거렸을거야. 너에대한 일종의 변명이랄까.
# by 클 | 2008/05/10 03:13 |
#낙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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